다음 달 손익을 묻는 질문은 대개 월 마감이 끝나기도 전에 시작된다.

“다음 달은 어느 정도 나올 것 같습니까?”

매출 전망만 놓고 보면 답하기 어렵지 않아 보인다. 판매계획에 가격을 곱하면 매출이 나온다. 여기에 예상 원가율을 적용하면 대략적인 손익도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제조업의 손익은 그렇게 곧게 움직이지 않는다.

특히 원재료 가격의 영향을 많이 받는 업종에서는 판매량이나 판매가격이 그대로여도 투입 원가의 변화만으로 이익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원재료 가격이 빠르게 움직이는 시기라면 매출보다 어떤 원가 가정을 두느냐가 손익 전망에 더 큰 영향을 주기도 한다.

비용 구조에 따라서도 결과는 달라진다. 생산량이 줄면 같은 고정성 제조비를 더 적은 제품에 나누어 부담하게 되고, 제품 하나당 제조원가는 올라간다. 반대로 생산량이 늘어나면 고정비가 더 많은 제품에 배부되면서 단위당 원가가 낮아질 수 있다.

판매와 생산 사이에는 재고가 있고, 생산과 손익 사이에는 원가가 있다. 이번 달 생산한 제품이 이번 달에 모두 판매되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Rolling Forecast를 만들 때 가장 먼저 보는 숫자가 꼭 매출일 필요는 없다.

매출을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사업의 흐름을 연결한다

제조업의 손익은 여러 숫자가 연결되어 움직인 결과에 가깝다.

FIGURE 01판매에서 손익까지
01VOLUME판매량 · 판매단가
→
02PRODUCTION생산량 · 가동 수준
→
03INVENTORY원재료 · 재공품 · 제품
→
04COST재료비 · 가공비 · 매출원가
→
05PROFIT예상 영업이익

판매가 늘면 생산도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반드시 같은 비율로 움직이지는 않는다. 이미 충분한 재고가 있다면 생산을 늘리지 않고 판매 증가에 대응할 수 있다. 반대로 향후 수요를 예상해 판매보다 생산을 먼저 늘릴 수도 있다.

판매량을 100으로 예상했다고 해서 생산량 역시 100이라고 놓는 순간 재고라는 변수가 사라진다. 여기에 생산량에 따른 단위 제조원가 변화와 원재료 가격까지 빠지면 손익은 실제보다 지나치게 단순해진다.

Rolling Forecast에서는 각각의 숫자를 따로 보기보다 그 사이의 연결을 먼저 확인하는 편이 낫다.

3개월이라는 시간의 의미

3개월은 연간 사업계획보다 가까워 실제 대응이 가능하고, 다음 달 전망보다는 멀어서 변화의 방향까지 볼 수 있는 구간이다.

다음 달은 이미 상당 부분 결정돼 있다. 판매계획과 생산계획이 구체화되어 있고 원재료 구매나 재고 수준도 어느 정도 확인할 수 있다.

두 달 뒤부터는 가정의 비중이 커진다. 세 달 뒤에는 숫자 자체보다 어떤 전제를 두었는지가 더 중요해진다.

FIGURE 023개월 Forecast의 정보와 가정
M+1M+2M+3
VISIBILITY
HIGH
MID
LOW
ASSUMPTION

시간이 갈수록 확정 정보보다 가정의 비중이 커진다.

그래서 3개월 Forecast는 세 개의 미래 숫자를 한 번에 맞히는 작업이라기보다, 현재 확인할 수 있는 정보와 앞으로 변할 가능성이 있는 가정을 구분하는 작업에 가깝다.

M+1의 전망이 크게 틀렸다면 최근 실적이나 이미 확정된 계획부터 다시 볼 필요가 있다.

M+3가 달라졌다면 계산이 틀렸다기보다 처음 두었던 가정 자체가 바뀌었을 가능성이 더 크다.

계산보다 먼저 적어야 하는 것

Forecast 파일을 열면 가장 먼저 수식을 손보게 되기 쉽다. 하지만 숫자를 업데이트하기 전에 먼저 확인할 것이 있다.

이번 전망에서 무엇이 달라졌는가

판매량이 바뀌었는지, 가격이 달라졌는지, 생산계획이 조정됐는지, 원재료 가격이 움직였는지. 혹은 판매와 생산의 차이로 재고가 쌓이거나 줄어드는지.

가정을 먼저 정리하면 Forecast가 바뀐 이유도 설명하기 쉬워진다.

여기에는 또 하나의 이유가 있다.

Forecast의 최종 결과는 대부분 영업이익이라는 하나의 숫자로 경영진에게 보고된다. 하지만 “다음 달 영업이익은 얼마입니다”라는 결과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왜 지난 전망보다 좋아졌는지, 왜 사업계획보다 낮아졌는지, 어떤 변수가 가장 큰 영향을 주었는지까지 설명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예상 영업이익이 100에서 85로 낮아졌다고 해보자. 단순히 “원가 상승 때문입니다”라고 설명하는 것보다 각각의 영향을 구분하는 편이 낫다.

FIGURE 03Forecast Profit Bridge
100PREVIOUS
−8MATERIAL
−5PRODUCTION
+3PRICE
−5VOLUME
85CURRENT

영업이익 추정치는 결과 숫자보다 변화 이유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원재료 가격 상승이 얼마의 영향을 주었는지, 생산량 감소로 단위당 고정비가 얼마나 높아졌는지, 판매가격과 물량이 이를 얼마나 상쇄했는지를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영업이익 전망치가 하나의 계산 결과가 아니라 설명 가능한 숫자가 된다.

Forecast는 숫자를 만드는 작업이면서 동시에 그 숫자를 경영진이 이해하고 납득할 수 있도록 만드는 과정이기도 하다. 그래서 가정을 먼저 정리하는 것은 계산의 편의를 위해서가 아니라 보고의 논리를 만드는 일에 가깝다.

FIGURE 04Follow the Driver
VOLUMEPRICE
↓SALES↓PRODUCTION↓
INVENTORYCOST
↓P&L

매출은 Forecast의 끝이 아니라 출발점이다.

판매량과 가격이 매출을 만들고, 판매와 생산의 차이가 재고를 바꾼다. 생산계획과 원가 조건은 제조원가에 영향을 주고, 재고의 변화까지 거친 뒤 손익으로 연결된다.

같은 매출 증가라도 손익은 다르게 움직일 수 있다

조금 더 구체적인 예를 들어보자.

실제 회사 수치가 아닌 구조 설명을 위한 가상 예시이며, 현재 수준을 모두 100으로 놓았다.

FIGURE 05Indexed Example · Current = 100
INDEXCURRENTM+1M+2M+3
SALES100103107110
PRODUCTION100108110108
INVENTORY100105108106
MATERIAL COST100102104104
PROFIT10098101106

ILLUSTRATIVE INDEX · NO CONFIDENTIAL COMPANY DATA

표만 보면 조금 복잡해 보인다. 한 달씩 따라가 보자.

M+1 — 매출은 오르는데, 이익은 먼저 내려간다

현재 매출을 100이라고 하면 다음 달 매출은 103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매출만 보면 손익 역시 좋아질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생산계획은 108이다.

판매보다 생산이 많기 때문에 생산한 제품 중 일부는 재고로 남고, 재고 Index도 100에서 105로 증가한다. 동시에 원재료 가격은 102까지 올라간다고 가정한다.

제품 하나를 만드는 데 들어가는 재료비는 이전보다 높아진다.

하지만 생산량이 증가했다고 해서 제품 단위당 제조원가가 반드시 함께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반대로 움직이는 비용도 있다.

생산이 늘면 단위당 제조원가는 낮아질 수도 있다

공장의 감가상각비, 일부 인건비, 설비 유지비처럼 생산량이 조금 변한다고 같은 비율로 움직이지 않는 비용이 있다.

월 고정성 제조비가 1,000이라고 가정해보자.

생산량이 100이라면 제품 하나가 부담하는 고정 제조비는 10이다. 생산량이 110으로 증가해도 고정성 제조비가 1,000으로 유지된다면 제품 하나가 부담하는 금액은 9.1로 낮아진다.

FIGURE 06Production Effect
CASE A고정성 제조비 1,000생산량 100 UNIT FIXED COST 10.0
→
CASE B고정성 제조비 1,000생산량 110 UNIT FIXED COST 9.1
UPWARD PRESSURE원재료 · 변동비 ↑총비용 상승 압력
PRODUCTION ↑
DOWNWARD PRESSURE고정비 분산단위당 원가 하락

생산량이 10% 늘었지만 고정성 제조비가 그대로라면 제품 하나가 부담하는 고정비는 약 9% 낮아진다.

어느 효과가 더 큰지는 회사의 비용 구조에 따라 달라진다.

원재료 비중이 높은 제품이라면 원재료 가격 상승의 영향이 훨씬 클 수 있다. 반대로 고정성 제조비 비중이 높고 가동률 변화가 큰 공정이라면 생산량 증가에 따른 단위당 원가 감소 효과도 상당히 크게 나타날 수 있다.

그래서 Forecast에서 생산량 증가 = 비용 증가라고 단순하게 연결하면 안 된다.

총비용이 어떻게 움직이는지와 제품 하나당 제조원가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함께 봐야 한다.

다시 M+1

이번 예에서는 생산량이 108까지 증가하면서 고정 제조비가 더 많은 제품에 배부되고, 단위당 고정비 부담은 낮아진다. 손익에는 긍정적인 요인이다.

반면 원재료 가격은 상승했고, 생산 확대 과정에서 추가 근무나 외주가공비 등의 비용이 발생한다고 가정했다.

FIGURE 07M+1 · Profit Drivers
POSITIVE 고정비 분산

생산량 증가로 단위당 고정 제조비 부담이 낮아진다.

UNIT COST ↓
NET EFFECT 100→98 PROFIT INDEX
NEGATIVE 재료비 · 추가 비용

원재료 가격과 추가 근무·외주가공비 부담이 커진다.

MATERIAL / EXTRA COST ↑

양쪽 효과를 분리해 본 뒤 어느 Driver가 더 큰지 설명한다.

이 예에서는 생산량 증가에 따른 단위 원가 개선 효과보다 원재료 가격과 추가 비용의 부정적인 영향이 더 컸다고 가정한다.

그래서 매출은 103으로 증가했지만 Profit은 100에서 98로 내려간다.

여기에서 봐야 할 것은 생산량 증가가 좋다거나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같은 생산 증가라도 원재료 비중, 고정비 비중, 가동률, 외주가공 여부, 재고 수준에 따라 손익 효과는 달라진다.

M+2 — 생산효율과 판매 증가가 비용 부담을 조금씩 상쇄한다

두 달 뒤에는 매출이 107까지 늘어나고 생산도 110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한다.

높아진 생산량 덕분에 단위당 고정비 부담은 M+1보다 더 낮아질 수 있다.

원재료 가격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이제 판매 증가 효과가 조금씩 손익으로 연결되기 시작한다.

M+1에서는 비용 상승의 영향이 더 컸다면, M+2부터는 판매 증가와 생산량 확대에 따른 원가 개선이 이를 조금씩 상쇄하면서 Profit은 101로 회복한다.

M+3 — 판매가 생산을 앞서고, 쌓였던 재고가 줄어든다

세 달 뒤에는 매출이 110까지 증가하는 반면 생산은 108로 조금 낮아진다.

판매가 생산을 앞서면서 그동안 쌓였던 재고가 판매되고 Inventory Index도 108에서 106으로 내려간다.

원재료 가격은 높은 수준을 유지하지만 추가 상승은 없다고 가정한다. 생산량이 M+2보다 다소 줄면서 단위당 고정비에는 소폭 상승 요인이 생길 수 있지만, 판매 증가와 재고 소진의 영향이 이를 넘어서는 상황이다.

결과적으로 Profit은 106까지 개선된다.

FIGURE 08Three-Month View
M+1M+2M+3
SALES103107110
PRODUCTION108110108
INVENTORY105108106
MATERIAL상승높은 수준안정
PROFIT98101106
원가 부담
단기 하락
→판매 증가 + 생산효율
회복 시작
→판매 · 재고 효과
이익 개선

첫 달에는 원재료 가격과 추가 비용 때문에 매출 증가가 바로 이익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동시에 생산량 증가로 고정 제조비가 더 많은 제품에 배부되면서 단위당 제조원가를 낮추는 효과도 있었다. 이 효과가 비용 상승을 일부 상쇄했다.

두 번째 달부터는 높은 생산량에 따른 단위 원가 개선과 판매 증가가 함께 나타나면서 손익이 회복되기 시작한다.

세 번째 달에는 판매가 생산을 앞서면서 쌓였던 재고도 줄어들고 영업이익 개선이 좀 더 명확해진다.

Forecast가 보여줘야 하는 것은 생산이 늘었다는 사실보다, 생산 증가가 단위 원가를 얼마나 낮췄고 다른 비용 상승을 얼마나 상쇄했는지까지 설명할 수 있는 흐름이다.

Forecast를 맞히는 것과 Forecast를 사용하는 것은 다르다

물론 Forecast는 실제와 가까울수록 좋다.

하지만 몇 달 뒤 숫자가 실제와 정확히 일치했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Forecast였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우연히 맞은 숫자일 수도 있다.

반대로 실제와 차이가 생겼더라도 무엇이 달라졌는지 설명할 수 있다면 Forecast는 여전히 쓸모가 있다.

  • 판매계획이 달라졌는가.
  • 예상보다 생산이 많았는가.
  • 재고가 계획대로 움직이지 않았는가.
  • 원재료 가격이 예상보다 더 올랐는가.
  • 생산량 변화로 단위당 제조원가가 달라졌는가.
FIGURE 09Forecast Cycle
01FORECAST현재 정보로 미래 손익 추정
→
02ACTUAL실제 결과 확인
→
03VARIANCE차이와 원인 분석
→
04NEXT FORECAST새로운 정보와 가정 반영

Rolling이라는 말은 단순히 매달 전망 기간을 한 달씩 앞으로 옮긴다는 뜻만은 아니다.

실적을 확인하고, 이전 가정을 검토하고, 새롭게 확인된 정보를 다음 전망에 다시 넣는 과정이 반복된다는 의미에 더 가깝다.

CLOSING

미래 손익을 완벽하게 맞히는 것은 어렵다.

대신 어떤 변화가 손익을 움직일지 미리 구조화하는 것은 가능하다.

판매, 생산, 재고, 원재료 가격과 비용 구조가 어떻게 연결되는지 알고 있다면 Forecast 숫자가 바뀌었을 때도 그 이유를 설명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설명이 충분해야 영업이익 전망치도 단순한 예상 숫자가 아니라 경영진이 판단에 사용할 수 있는 정보가 된다.

다음 숫자를 맞히는 것보다, 그 숫자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먼저 본다.